레지오의 삶_대전 만년동성당 전풍일 바오로
평화의 도구로 쓰이길
김명이 아녜스 대전 Re.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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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을 넘겨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된 대전교구 만년동성당 전풍일 바오로(82)는 한 주를 월요일 새벽 미사로 시작한다. 그는 본당에서 실시하는 거룩한 독서, 성서 40주간, 창세기, 탈출기 그룹 공부 등의 교육을 통해 내실을 다진다.
전 바오로가 천주교인이 된 데는 아내의 힘이 컸다. 미국 카네기 멜런대학원을 다닐 때까지만 해도 개신교 신자였던 그는 천주교인인 아내와 결혼 후 자연스럽게 천주교에 관심을 갖게 됐고, 아내는 여러 차례 개종을 권유했다. 그러던 중 현재 만년동성당이 지어지기 전 임시로 상가 건물에서 미사 드릴 때 아내를 미사에 데려다주며 ‘성당이 완공되면 개종하여 아내와 함께 기도 생활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성당이 완공된 2014년 5월, 예비 신자 등록을 하고 그해 12월 14일 세례성사를 받았다. 2015년 11월에는 견진성사까지 받았다. 
전 바오로는 오스트리아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국장으로 10년간 근무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초빙교수와 한국연구재단 원자력 자문관으로 10년간 근무해 유럽 여러 나라에 출장이 잦았다. 그때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스테판 대성당,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이태리 로마 베드로 대성당 등 유명한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은총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가톨릭으로 개종하기를 참 잘했다는 자긍심이 들었다.

“좋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되겠습니다.”
2022년 초에 부임한 김종민 사도요한 주임신부는 2022년을 ‘성경을 이해하는 해’로 선포하고 ‘거룩한 독서’를 중심으로 신자들에게 성경 말씀을 숙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같은 해를 ‘레지오 마리애 활성화의 해’로 정하고 레지오 입단을 권하는 신부의 뜻에 따라 흔쾌히 “좋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되겠습니다.” 한 약속이 오늘에 이르렀다. 그 당시에는 만년동성당에는 쁘레시디움이 5개에 불과했지만 김 사도요한 신부가 심혈을 기울인 결과 2025년 3월 현재는 14개 쁘레시디움이 활동하고 있다.
전 바오로는 2022년 4월 19일에 5명으로 창설된 첫 남성 쁘레시디움 사도들의 모후 Pr. 부단장으로 성모님의 군단 일원이 되었고, 단장과 부단장을 맡아 즐겁고 행복하게 활동해왔다. 단원들은 그가 다소 늦게 천주교인이 됐지만 성모님에 대한 사랑이 극진하며 매일 미사 참례와 성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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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저녁 미사 후 회합하는 사도들의 모후 Pr.(단장 이원석 세례자 요한)은 3월 25일 154차로 간부 4명, 단원 4명 모두 여덟 명이 가족처럼 지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해 3월, 겸손의 모후 Cu.(단장 김미순 헬레나) 단원들과 우리나라 레지오 마리애 태동지인 목포 산정동 준대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예수님의 십자가 보목 조각’을 본 후 너무나 마음이 아팠던 일이다.
또한 10월 19일, 단원들과 함께 공주 ‘황새바위 성지’ 순례 때 성지 전담 사제가 전한 순교 성지를 순례할 때 기도하는 방법, 첫째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기도하고, 둘째로 순교자들을 위한 기도를, 셋째는 국가와 민족, 가정의 평화 등을 위한 기도를 드리면 좋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레지오 활동하며 깨달은 성모님 사랑 전하고 싶어
20250423131110_2051467201.jpg“저에게 성모님은 신앙의 어머니이십니다. 성모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저의 지향을 설명해 주고 들어주도록 전구 해주시기 때문입니다.”라고 성모 신심을 자신 있게 드러낸다. 그는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주저하고 있는 교우들에게 레지오 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성모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아내 고해숙 마리 요세파(겸손의 모후 Cu. 부단장, 장미의 모후 Pr. 소속)와는 함께 레지오를 하며 문의 사항이나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 등을 얘기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배우는 즐거움이 커서 좋다고 한다. 
“저와 제 아내가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통해 기쁨을 찾은 것처럼 부부가 함께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면서 성모님이 주는 사랑을 느끼기를 권유합니다.”라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한편, 올 2월에 아내와 함께 2년 과정의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교리신학원에 입학했다. 가톨릭 신앙과 연관된 작사·작곡에 관심이 많은 아내에게 김 사도요한 주임신부의 추천이 있었고,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일주일에 두 번씩 동행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수강하고 있다. 수료 후 자신에게 주어진 봉사를 성실히 하고 싶다는 전 바오로 부단장은 아내와 함께 평화의 도구로 쓰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