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가요? 1에서 10까지 중 어느 정도인가요?” 이 질문에 당신의 답은 어떠한가? 실제로 미국의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자포스에서는 인재를 채용할 때 이 질문을 사용했다고 한다. 자칭 행복을 파는 회사이며 고객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포스의 창립자는, 회사에 ‘행운을 불러올 사람’을 고용하고자 스스로 운이 좋다고 여기는 사람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이는 영국의 심리학자이며, 허트포드셔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리처드 와이즈먼의 행운에 관한 연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리처드 와이즈먼은 남다르게 운이 따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반대로 늘 불행을 겪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먼저 신문 광고로 스스로 운이 좋거나 불운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모았고, 수백 명의 사람이 연구에 자원했다. 그는 그들을 행운인(幸運人) 집단과 불운인(不運人) 집단으로 나누어 인터뷰하고 행동을 관찰하는 등 여러 종류의 실험을 수년간 진행하였다. 그 실험 중 하나로 신문 속 사진의 장수를 세는 것이 있다. 피실험자들에게 신문을 주며 여기에 실린 사진이 몇 장인지 세어보라는 과제를 주고, 빠른 시간에 답을 맞히면 특별히 선물을 준다고도 했다. 물론 신문에는 장치가 있었다. 두 번째 페이지의 한 지면에 거의 절반 크기의 글씨로 정답과 함께 ‘더 이상 사진을 세지 말라’는 지시 사항이 있었던 것이다.
실험 결과 행운인 집단은 답을 맞히기까지 2초밖에 걸리지 않은 반면, 불운인 집단은 약 2분이 걸렸다고 한다. 행운인 집단은 금방 지시문을 발견하여 답을 알아냈지만, 불운인 집단은 사진을 세는 것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지시문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와이즈먼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행운인과 불행인에게 있는 특성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그의 저서 ‘행운의 법칙’에 실었다.
행동에 옮길수록 행운을 만날 확률이 높아져
이 책은 행운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최초의 연구 보고서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네 가지 행운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라. 물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모두 행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동에 옮길수록 행운을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이고 느긋한 자세를 가지길 권한다. 그러면 사물의 부분보다 전체를 볼 수 있게 되어 행운을 얻을 기회를 높이게 된다.
둘째, 직감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직감은 마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발현된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직감에 따른 행동이 효과적 결단이 될 확률이 높다. 이를 위해 명상 등의 방법을 훈련하기를 권한다. 셋째, 행운을 꿈꾸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생각하고 믿는 대로 행동하여 결과를 이끌어내는 ‘자기충족적 예언’과 관련이 있어,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그 상황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넷째 법칙은 불운을 행운으로 바꾸는 것이다. 행운인이라고 항상 운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불행을 겪더라도 그 상황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며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 가는 태도를 말한다.
와이즈먼은 이 4가지 법칙으로 불운인 120명을 위한 ‘행운 학교’를 열어 한 달간 가르쳤다. 졸업 시 학생의 80%가 운이 좋아졌다고 응답했고, 1년 후에도 그 효과가 유지되고 있었다. 결국 그에 의하면 자신이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행운을 만날 확률이 더 높다.
고아 출신으로 자신만을 믿으며 성실하게 살아온 K형제는 60대 초반이 되어서야 겨우 노후 대비를 위한 작은 건물을 어렵게 마련했다. 그런데 입주한 지 한 달 만에 실수로 불이 나 큰 재산을 잃게 되었다. 이후 그는 운이 없다고 자신의 운명을 탓하며 모든 의욕을 잃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는데,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친구가 천주교 입교를 권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사실 저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사람들이 많이 부러웠습니다. 저의 삶이 힘든 것도 부모님이 안 계신 탓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교리반에서 무심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고 기도하는데 하느님이 우리들의 아버지라는 말이 새삼스레 다가왔습니다. 나에게도 아버지가 계시다니, 너무 기뻤습니다. 왠지 믿는 구석이 생긴 듯 힘이 나더라구요. 이후로 제가 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레지오 단원이 되어 성모님을 어머님으로 모시니 이 또한 얼마나 기쁜지…. 생각해 보면 화재로 저나 우리 가족이 죽지 않은 것도 큰 감사였는데 제가 그걸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겁니다. 저는 신앙이 주는 이 새롭고 큰 힘이 정말 좋습니다.”
레지오라는 조직이야말로 단원들에게 행운을 주는 학교
교본에 ‘레지오의 규율의 손길이 단원들에게 미치지 못하면 모든 면에서 불행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172쪽)라고 되어 있다. 이는 레지오에서 규율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이 바라는 행복한 결과를 가져오는 방법이라는 뜻이 아닐까? 실제로 교본에서 제시하는 규율들은 와이즈먼이 말하는 행운을 가져오는 법칙과 닮았다. 종교적 활동의 핵심은 가능한 모든 사람을 접촉하여 그들을 사도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 들이는 것(교본 440쪽 참고)이라며, 되도록 많은 기회를 만들기를 권한다. 때때로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경우도 ‘단 한 번의 죄를 막는 것조차도 사실상 한없이 큰일을 이루는 것’(교본 451쪽)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제시되어 있다.
또한 활동의 악조건들은 성공의 전제 조건(교본 453쪽)이며, ‘실패는 오히려 한 차원 더 높은 기쁨일 따름’(교본 454쪽)이라며 단원들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격려한다. 그뿐만 아니라 ‘초자연적인 기도의 영성이 밑받침되지 않은 활동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교본 289쪽)라며 뗏세라와 함께 미사 참례 등 교회의 각종 기도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데 이는 하느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직감을 활용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불완전한 연장인 우리를 통하여 불가능 속에서 성공을 이끌어내시는 하느님이 계시기 때문(교본 453쪽 참고)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레지오라는 조직이야말로 단원들에게 행운을 주는 학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것도 주님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이신 어머니 마리아를 사령관으로 모시고 있으니 단원 생활은 행운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삶이 아니겠는가!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극도로 불행한 처지에서 저희를 구하기로 마음을 정하시고, 당신의 자비로운 구원 계획의 가장 고귀한 부분을 어머니에게 맡기셨습니다.’(교본 5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