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가톨릭의 공인된 성지를 순례하는 신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요즘 2023년부터 초등학생 아들과 전국 성지 순례를 완주한 진해 중앙동성당(주임신부 김화석 도미니코) 김순구석 베드로와 아들 김건웅 율리오 부자를 마산 레지아 전 서기 김정혜 테클라 자매의 소개로 만나 성지 순례 완주 경험담과 신앙생활을 들어보았다.
아들과 함께 성지 순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리 부자는 약 3년여 동안 우리나라 167곳의 성지 순례를 마치고 마침내 성지 순례 완주 축복장을 받았다. 코로나19로 미사 참례 및 본당 단체 활동이 계속 제한되어 공허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우리 가족들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서로 생각을 나누다 보니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특히 불규칙한 주일학교 운영과 또래들의 감소로 힘들어하고 흥미를 잃어가는 아이들의 고민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 가족들이 신앙을 지키고 살 수 있을까? 라고 자문하고 고민하던 중 몇 년 전 계획하였던 전국 성지 순례가 떠올랐다. 순간, ‘그래! 순례를 통해 마음을 잡아보자. 인적 드문 조용한 성지를 찾아 순례하면 신앙의 향상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덤으로 얻을 수 있고, 오고 가는 길에 명소와 맛집(?)도 탐방하는 여행을 겸한 성지 순례를 계획하자!’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 교구가 관리하는 가까운 곳부터 당일 계획으로 순례하게 되었으며, 차츰 자신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전체 성지를 아들과 함께 순례하는 계획을 세웠다.
성지 순례 중 기억에 남는 곳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우리나라 동쪽의 끝 성지인 동해안의 강원도 양양성지, 서쪽의 끝인 북녘땅이 보이는 파주의 참회와속죄의성당, 항공편과 선박편으로 왕복한 남쪽의 끝 제주도 성지 여러 곳과 추자도의 황정한묘 등 전국 167곳을 짧은 일정은 1박 2일, 가장 긴 일정은 8박 9일로 총 20여 차례 나누어 다녔다.
이승훈 베드로 묘소에 갈 때는 차량 내비게이션이 잘못 안내해 반대쪽 능선을 타고 올라가다 장대비를 만나 옷이며 신발이 진흙투성이가 되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또다시 길이 막혀 다시 차를 타고 이동했던 일도 있었다. 산속에 있는 순례지를 갈 때는 벌들의 습격과 가드레일이 없는 좁은 외길 낭떠러지를 아들 손을 꼭 잡고 가던 일, 기상 문제로 제주도에서 추자도로 들어가는 배편이 결항할까 조바심 태우던 일 등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순교 성지를 묵묵히 지키고 계신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따뜻한 미소, 아이에게 안수해 주시던 신부님, 부자가 순례하는 사진은 꼭 찍어야 한다며 제 핸드폰을 달라시던 수녀님, 물 한 잔과 사탕 하나를 건네주시면서 아들에게 꼭 완주하라고 큰 소리로 응원해주신 이름 모를 순례객들의 마음 또한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성지 순례를 완주하고 나서의 느낌은
돌이켜 보니 이 모든 것이 주님께서 우리 부자를 은총 가운데 지켜주셨던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놀랍게도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순례가 즐거운 여행이 되어 우리의 신심뿐만 아니라 일상에도 활력을 주었다. 비록 큰 희망과 축복을 바라고 시작한 순례는 아니지만 주님께서는 분명히 우리에게 축복을 쏟아주시고 있다고 믿고 있다. 당시 성지 순례를 같이한 아들 율리오뿐만 아니라 딸(김혜담 율리아) 또한 잘 자라서 이제 아들은 중학교 2학년, 딸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본당에서 토요일 주일 저녁 미사에 피아노, 기타, 보컬, 복사, 해설에 기쁜 마음으로 임하며 심성 또한 바르게 자라고 있다. 감사하게 저도 회사에서 얼마 전 승진했으며, 본당 사목협의회 분과장, 빈첸시오회 회장, 복사단장 등의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고, 아내(이경민 베로니카) 또한 주일학교 교사와 레지오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가족 모두가 우리 교구 공소 순례를 완주하여 개인 축복장을 각각 받았으며, 2025년 12월 성가정 주일에는 교구장님의 가정 축복장을 받기도 했다.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더 잘하라는 의미로 주신 것으로 알고 우리 가족들은 더욱더 열심히 신심을 다지면서 다 함께 노력한다.
성모님의 군단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는 시간이 없어서, 우리 아이들은 학원 가야 돼서 등 여러 이유로 성지 순례를 하고는 싶지만 첫 발걸음을 떼기 어려운 분들이나 혼자 성지 순례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내가 있는 가까운 곳부터 용기 내어 떠나 보는 것과 여행의 의미를 포함해 가족과 하는 성지 순례를 적극적으로 권해 드린다. 순례를 통하여 놀라운 변화를 체감하게 될 것이며, 주님께서 차고 넘치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가족 또한 성지 순례 책자를 재구매하여 두 번째 성지 순례 완주를 계획하고 있으며. 순례 중에 많은 형제자매님과 만나서 서로의 신앙과 삶의 잔잔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전한다.